간파당한 음료의 취향에 순간 당황한 내색을 하자 짙어지는 미소를 보고, 사실 이렇게 될 것을 알았기에 부러 장난을 친 것이라 한 명일지 다수일지 모르는 누군가는 생각했다.
아무래도 음료 홀짝이는 소리가 지나가려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생각하던 때, 아마릴리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.
"꽤 가까이 가시던데요.""...?""그거 혹시 ㅎ-"펑-!
썩어들어가는 네 명 중 둘의 표정을 뒤로하고 경쾌한 폭발음이 선박 너머에서 터지기 시작했다.
다시 한번 몇 초 정도가 지나고, 붉은 머리의 남자가 헛기침을 하자 조금 전의 활기는 본래의 생기를 되찾았다. 조금 다른 점을 하나 꼽자면 이번에는 주제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다는 점이랄까.
네다섯 정도로 나뉜 몇 개의 무리 속에서 공통적으로 '무엇을', '축하' 같은 단어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.
"얼굴을 드러낸 가면무도회 같은 분위기군요.""누군가의 생일 이기라도 한 걸까요?""이 자리에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는 일이지."
사라진 릴리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차례대로 라난과 루나, 카넬- 통칭 벨이 대화를 이었다.
각자 한 쌍의 눈을 우측으로 굴리며 서로 엇비슷한 가설을 내세우던 사이, 기척을 죽이고 다가오던 이가 라난과 루나의 사이에 불쑥 얼굴을 디밀었다.
덕분에 그 맞은편에 서 있던 카넬이나 본래 덤덤한 라난을 제외한 모두가 놀란 숨을 삼켰다-루나 혼자 놀랐다는 말이다-.
"어딜 갔던 겁니까?""왔나.""왜 그런 데서 나오시는 건데요...!?""하하하하."
천연덕스럽게 내뱉은 릴리의 웃음에 다른 셋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.
에이, 그런 식으로 반응을 하면 분위기가 가라앉잖아요. 일부러 이렇게 등장한 건데! 대체 어떻게 들고 왔는지 모를, 다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