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장거리(*장이 서는 거리) 정거장 뒤에 있는 밭을 팔기로 했다.”
이러한 말을 처음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은 작 봄 일이었다. 어머니께서는
전부터 여러 번 들으시었는지 아주 태연하시었지만 막동이는 그때까지 아무
것도 모르고 있었으므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.
‘밭을 팔다니, 우리 집이 그렇게 어려워졌나’
하고 근심이 되어서 어머니께 슬며시 여쭈어 봤더니 어머니께서는 웃으시
면서,오늘도 약속한 시간에 장 옆 골목에 있는 커다란 곳간 앞에서 언
니 정희가 오기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었습니다.
그러나 벌써 반시간 동안이나 기다렸지만, 오늘은 웬 까닭인지 언니가 오지
않아서 기다리다 못해 집으로 가려고, 앉아 있던 자리에서 막 일어서려고 하
던 차입니다.
“정숙아! 너 퍽 기다렸지. 얼른 올랴고 애를 썼지만 오늘은 집에 손님이 오
셔서 어떻게 바쁜지 빠져나올 수가 있어야지.”
하고 숨이 차서 쌔근쌔근거리면서 뛰어온 소녀는 말할 것도